265개 방송국 거느린 '초대형 미디어 제국' 탄생

미국 최대 지역 방송사 넥스타(Nexstar)가 4위 업체 테그나(Tegna)를 62억 달러(약 8조 9천억원)에 인수하면서 미국 방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역 방송 제국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 거래로 넥스타는 미국 44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총 265개 TV 방송국을 운영하며, 전체 TV 가구의 절반 가까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난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성사된 이번 '빅딜'은 바이든 시대였다면 불가능했을 거래로, 미국 지역 방송 업계의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Birth of 'Media Empire' with 265 TV Stations Across America

Nexstar, America's largest local broadcaster, has agreed to acquire fourth-ranked Tegna for $6.2 billion (approximately 8.9 trillion won), creating the largest local broadcasting empire in U.S. history. The deal will see Nexstar operating 265 TV stations across 44 states and Washington D.C., wielding influence over nearly half of all U.S. television households. This 'mega-deal,' made possible by the Trump administration's deregulation push, would have been impossible under the Biden era and signals a seismic shift in the American local broadcasting landscape.

미국 방송 판도를 뒤흔든 '세기의 빅딜'

8월 20일 발표된 이번 인수합병은 미국 미디어 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텍사스 어빙에 본사를 둔 넥스타(Nexstar)는 이미 201개 방송국을 통해 미국 TV 가구의 39%에 도달하는 업계 1위 기업이었다. 여기에 테그나(Tegna)의 64개 방송국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미국 전역의 지역 방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압도적 영향력을 갖게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210개 TV 지정 시장 중 132개 시장을 커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어디를 가든 넥스타(Nexstar)의 방송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약 35개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방송국이 중복되어, 해당 지역에서의 시장 지배력은 독점에 가까운 수준이 될 전망이다.

The 'Deal of the Century' Reshaping U.S. Broadcasting

The merger announcement on Tuesday, August 20, sent shockwaves through the American media industry. Irving, Texas-based Nexstar was already the industry leader, reaching 39% of U.S. TV households through 201 stations. Adding Tegna's 64 stations will give it overwhelming influence over local broadcasting nationwide.

Most notably, the combined entity will cover 132 of America's 210 designated TV markets. This means Nexstar's broadcasts will be virtually inescapable anywhere in the United States. In approximately 35 markets where the two companies overlap, their market dominance will approach monopolistic levels.

트럼프가 열어준 '규제 완화의 황금기'

이번 대형 거래의 숨은 공신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브렌던 카(Brendan Carr)다. 카(Carr) 의장은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지역 방송 소유 제한 규정을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비판하며 대대적인 규제 철폐를 주장해왔다.

넥스타(Nexstar)의 페리 숙(Perry Sook) CEO는 이례적으로 거래 발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지역 방송사들에게 빅테크 기업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이는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 시절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불과 2년 전인 2023년, 바이든 행정부는 테그나(Tegna)와 스탠다드 제너럴(Standard General) 간 54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미디어 다양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저지했다. 당시보다 규모가 더 큰 이번 거래가 트럼프 시대에는 거침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Trump's 'Golden Age of Deregulation'

The hidden architects of this massive deal are President Donald Trump and his appointed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FCC) Chairman Brendan Carr. Carr has long criticized decades-old local broadcasting ownership restrictions as "relics of a bygone era" and has advocated for sweeping deregulation.

Nexstar CEO Perry Sook made the unusual move of directly praising President Trump in the deal announcement, stating that "the initiatives being pursued by the Trump administration offer local broadcasters the opportunity to compete more effectively with big tech companies."

This marks a stark contrast to the Joe Biden administration. Just two years ago in 2023, the Biden administration blocked a $5.4 billion merger between Tegna and Standard General, citing concerns about media diversity. Now, an even larger deal is proceeding unimpeded under Trump.

구글(Google)·메타(Meta)와의 '생존 전쟁'

페리 숙(Perry Sook) CEO는 이번 인수의 명분으로 거대 기술 기업들과의 경쟁을 전면에 내세웠다. "메타(Meta)가 소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알파벳(Alphabet)의 구글(Google)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무제한의 영향력과 막대한 자금력으로 지역 방송사들의 광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디지털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전통 미디어의 광고 수익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넥스타(Nexstar)는 2024년 5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성장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거뒀다. 이는 신문 산업이 몰락하는 것과 달리, 지역 TV 방송이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urvival War' Against Google and Meta

Perry Sook has positioned the acquisition as necessary to compete with tech giants. "Big tech companies like Meta's Facebook and Instagram, and Alphabet's Google, with their unlimited reach and vast financial resources, are eroding local broadcasters' advertising markets," he argues.

While digital platforms have indeed been steadily eating into traditional media's advertising revenue, Nexstar recorded remarkable results in 2024 with $5.4 billion in revenue, a 10% year-over-year growth. This demonstrates that local TV broadcasting, unlike the newspaper industry's collapse, maintains strong vitality.

주당 22달러... '31% 프리미엄' 파격 제안

이번 거래 성사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월요일 밤, 미국 3위 방송사 싱클레어(Sinclair)가 테그나(Tegna)에 합병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싱클레어(Sinclair)는 178개 방송국을 운영하는 대형 업체로, 테니스 채널(Tennis Channel) 등 일부 자산을 제외한 방송 사업 위주의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넥스타(Nexstar)가 전격적으로 주당 22달러라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며 경쟁자를 제압했다. 이는 테그나(Tegna)의 30일 평균 주가 대비 무려 31%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월요일 종가 20.18달러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다. 전액 현금으로 지급되는 이번 거래에는 테그나(Tegna)의 순부채와 모든 거래 비용이 포함된다.

$22 Per Share: A 31% Premium Bombshell

The deal's path to completion was dramatic. The Wall Street Journal reported Monday night that Sinclair, America's third-largest broadcaster, had proposed a merger with Tegna. Sinclair, which operates 178 stations, was pursuing a broadcasting-focused merger excluding some assets like the Tennis Channel.

But Nexstar swooped in with a knockout offer of $22 per share. This represents a stunning 31% premium over Tegna's 30-day average stock price, and a significant jump from Monday's closing price of $20.18. The all-cash transaction includes Tegna's net debt and all transaction costs.

'대본 통일' 논란... 프로그래밍 독립성은?

대규모 방송 통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걱정은 소수의 거대 기업이 지역 뉴스와 프로그래밍을 통제하게 된다는 점이다.

2018년 싱클레어(Sinclair) 산하 수십 개 방송국 앵커들이 "가짜 뉴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일한 대본을 읽는 영상이 공개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마치 조지 오웰의 『1984』를 연상시키는 이 사건은 방송 통합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페리 숙(Perry Sook) CEO는 CNBC 인터뷰에서 강하게 반박했다. "넥스타(Nexstar)에서는 아무도 대본을 건네받고 '이것을 읽으라'는 지시를 받지 않는다. 우리는 각 지역 시청자의 취향에 맞춘 독립적인 프로그래밍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Script Unification' Controversy: What About Programming Independence?

Concerns about massive broadcasting consolidation are substantial. The biggest worry is that a handful of giant corporations will control local news and programming.

In 2018, a video emerged of dozens of Sinclair-owned station anchors reading identical scripts warning about "the dangers of fake news." This Orwellian incident became a prime example of consolidation's dark side.

Perry Sook strongly refuted such concerns in a CNBC interview: "At Nexstar, no one is handed a script and told 'read this.' We guarantee independent programming tailored to each local audience's preferences."

테그나(Tegna)의 10년... 분사에서 매각까지

테그나(Tegna)의 역사는 미국 미디어 산업의 변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2015년 신문 대기업 가넷(Gannett)이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TV 방송 사업을 분사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46개 방송국으로 시작한 테그나(Tegna)는 10년 만에 64개 방송국을 운영하는 미국 4위 방송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빅테크의 공세와 미디어 환경의 급변 속에서 독립적 생존이 어려워졌고, 결국 더 큰 기업에 흡수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이는 중견 방송사들이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Tegna's Decade: From Spinoff to Acquisition

Tegna's history encapsulates the transformation of American media. Born in 2015 when newspaper giant Gannett spun off its TV broadcasting business to adapt to the digital age, Tegna grew from 46 stations to become America's fourth-largest broadcaster with 64 stations in just 10 years.

But facing big tech's onslaught and rapidly changing media environments, independent survival became untenable, leading to absorption by a larger entity. This starkly illustrates the reality facing mid-sized broadcasters.

FCC의 선택... '승인이냐 저지냐'

이제 모든 시선은 연방통신위원회(FCC)로 쏠리고 있다. 방송 라이선스 이전을 감독하는 FCC의 승인 없이는 거래가 완료될 수 없다. 특히 두 회사가 35개 시장에서 중복되는 만큼, 시장 독점 우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

2024년 7월, 미국 제8순회 항소법원이 지역 방송국 소유 제한 규정의 일부를 무효화한 것이 변수다. 이 판결로 한 기업이 지역 시장 상위 4개 방송국 중 2개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엄격히 금지되었던 일이다.

브렌던 카(Brendan Carr) FCC 의장은 거래 승인을 위해 임시 면제 조치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는 향후 소유권 상한선 자체를 높이겠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FCC's Choice: Approve or Block?

All eyes now turn to the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The deal cannot close without FCC approval for broadcast license transfers. With the companies overlapping in 35 markets, scrutiny over monopoly concerns is inevitable.

A key variable is the Eighth Circuit Court of Appeals' July 2024 ruling that invalidated parts of local station ownership restrictions. This decision allows companies to own up to two of the top four stations in a local market, previously strictly prohibited.

Experts believe FCC Chairman Brendan Carr will likely issue temporary waivers to approve the deal, potentially signaling future increases to ownership caps themselves.

방송 업계 '도미노 재편' 시작되나

이번 넥스타(Nexstar)-테그나(Tegna) 거래는 미국 방송 업계 대재편의 서막에 불과할 수 있다. 싱클레어(Sinclair)는 지난주 81개 시장 178개 방송국을 운영하는 자사 방송 사업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각이나 합병을 검토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액시오스(Axios)는 이번 거래가 "트럼프 시대 FCC의 규제 완화 의지를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평가했다. 만약 이 거래가 순조롭게 승인된다면, 더 많은 대형 인수합병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벤저민 멀린(Benjamin Mullin) 기자는 "지역 TV가 신문과 달리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생존을 위해 대형화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roadcasting Industry's 'Domino Effect' Beginning?

The Nexstar-Tegna deal may be just the opening act of a major industry reshuffling. Sinclair announced last week it had begun a strategic review of its broadcasting business, which operates 178 stations across 81 markets—a signal it's considering sales or mergers.

Axios called this deal "a litmus test for the Trump-era FCC's deregulation appetite." If this transaction proceeds smoothly, a flood of major mergers could follow.

New York Times reporter Benjamin Mullin analyzed that "while local TV shows remarkable resilience unlike newspapers, it's ultimately choosing consolidation for survival."

시청자에게 미칠 영향은?

일반 시청자들에게 이번 거래가 미칠 영향은 복잡하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대형 방송사가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추게 되어, 지역 방송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도 만만치 않다. 지역 뉴스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소수 기업이 여론 형성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경쟁 감소로 인해 광고료가 인상되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저널리즘의 획일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Impact on Viewers?

The deal's impact on ordinary viewers is complex. On the positive side, larger broadcasters can invest more resources in high-quality content production. They'll also gain negotiating power to compete with big tech companies, improving local broadcasting's survival prospects.

But negatives are significant. Local news diversity will decrease, and a few corporations could wield excessive influence over public opinion. Reduced competition could also raise advertising rates, ultimately passing costs to consumers.

Media experts note: "While there won't be major short-term changes, long-term homogenization of local journalism is concerning."

미국 미디어의 미래

넥스타(Nexstar)의 테그나(Tegna) 인수는 미국 미디어 산업의 대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65개 방송국을 거느린 초대형 방송 제국의 탄생은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 전통 미디어가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극단적 전략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가 만든 이 '세기의 빅딜'이 지역 방송의 르네상스를 가져올지, 아니면 미디어 다양성의 종말을 알리는 전주곡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 지역 방송이 '통합을 통한 생존'이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구글(Google)과 메타(Meta) 같은 빅테크 공룡들과 맞서기 위해 탄생한 이 방송 공룡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독점의 폐해를 낳을지 주목된다. 미국 미디어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이번 거래의 파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U.S. Broadcasting Shakeup: Nexstar Acquires Tegna for $8.9 Billion

The Future of American Media

Nexstar's acquisition of Tegna marks a watershed moment for American media. The birth of a broadcasting empire with 265 stations represents more than a simple corporate merger—it shows traditional media's extreme strategy for digital-age survival.

Whether this 'deal of the century,' enabled by Trump administration deregulation, will bring a local broadcasting renaissance or herald the end of media diversity remains to be seen. What's clear is that American local broadcasting has chosen the difficult path of 'survival through consolidation.'

Will this broadcasting giant, born to battle big tech behemoths like Google and Meta, provide better service to viewers, or create new monopolistic harms? The ripple effects of this deal that will fundamentally reshape America's media landscape are just begi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