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유니레버, 크리에이터 마케팅 대전환..."에이전시 중개 시대는 끝났다"

글로벌 브랜드들, 인플루언서와 직접 소통 체제로 전환 장기 파트너십 구축

일회성 캠페인에서 탈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규모 급성장...스냅챗만 연 5억 달러 이상 지급

글로벌 브랜드들이 크리에이터 마케팅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코카콜라, 유니레버, 존 디어와 같은 선도 기업들은 기존의 에이전시 중심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와의 직접적인 소통과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전략의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크리에이터 경제의 폭발적 성장과 디지털 플랫폼 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필연적 진화로 평가된다.

과거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대행사나 플랫폼을 통한 일회성 협업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와 직접 소통하며, 신뢰와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장기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크리에이터의 팬베이스와 영향력을 장기간 활용하여, 지속적이고 친밀한 브랜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 친화적인 콘텐츠가 꾸준히 발행되고, 이는 소비자와의 신뢰와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된다

Coca-Cola and Unilever Lead Creator Marketing Revolution: "The Era of Agency Intermediation is Over"

Global brands shift to direct communication with influencers
Moving beyond one-off campaigns to build long-term partnerships
Creator economy booms with Snapchat alone paying over $500 million annually

Global brands are fundamentally transforming their creator marketing paradigm. Companies like Coca-Cola, Unilever, and John Deere are moving away from agency-centered influencer marketing to establish direct communication and long-term partnerships with creators. This shift represents not just a trend, but an inevitable evolution driven by the explosive growth of the creator economy and changing digital platform landscape.

"에이전시 독점은 더 이상 용납 안 돼"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디인포메이션의 'The Information Future of Influence' 컨퍼런스에서는 코카콜라, 유니레버, 존 디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크리에이터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유니레버의 에시 에글스턴 브레이시(Esi Eggleston Bracey) 최고성장마케팅책임자(CM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간의 관계를 '아웃소싱'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에이전시가 모든 인플루언서 거래를 독점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브레이시 CMO는 강조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부적으로 우리의 메시지와 브랜드가 대표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고, 그것과 일치하는 크리에이터를 직접 찾아 우리 브랜드가 시장에서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브(Dove), 벤앤제리스(Ben & Jerry's), 립톤(Lipton) 등 4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한 유니레버는 올해 초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 전환을 발표했다. 전체 광고 예산의 50%를 소셜미디어로 재배치하고, 협력하는 크리에이터 수를 기존 대비 20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Agency Monopoly No Longer Acceptable"

At The Information's "Future of Influence" conference held in Los Angeles on December 5, global corporations including Coca-Cola, Unilever, and John Deere announced major changes to their creator strategies.

In her keynote speech, Esi Eggleston Bracey, Chief Growth and Marketing Officer at Unilever, declared, "The era of 'outsourcing' relationships between brands and creators is over."

"Agencies monopolizing all influencer deals is no longer acceptable," Bracey emphasized. "What we need to do now is clarify internally what our message and brand values represent, then directly find creators who align with those values to make our brands stand out in the market."

Unilever, which owns over 400 brands including Dove, Ben & Jerry's, and Lipton, announced a radical marketing strategy shift earlier this year. The company plans to reallocate 50% of its total advertising budget to social media and expand its number of collaborating creators by 20 times.

코카콜라도  크리에이터와 직접 소통 강화

코카콜라 역시 크리에이터와의 직접적인 관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발레리아 헤르저(Valeria Herzer) 코카콜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인플루언서 수석이사는 최근 브라질 축구 스타 호드리구(Rodrygo)와의 인플루언서 캠페인을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고 직접 중개했다고 밝혔다.

헤르저 이사는 콘퍼런스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공개했다. 그는 패널로 참석한 4명의 크리에이터에게 "협력하는 브랜드와 얼마나 자주 직접 대화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놀랍게도 4명 모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헤르저 이사는 지적했다."크리에이터들이 브랜드와 직접 소통하지 못한다는 것은 진정한 파트너십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꿔나가고 있다."

다만 전 세계에 3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카콜라의 규모를 고려할 때 완전한 직접 관리 체제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 헤르저 이사는 "에이전시 파트너 없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하지만 핵심적인 관계와 전략적 파트너십은 우리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ca-Cola Also Strengthens Direct Communication

Coca-Cola is also actively pursuing direct relationships with creators. Valeria Herzer, Coca-Cola's Senior Director of Global Entertainment and Influence, revealed that the company recently brokered an influencer campaign with Brazilian football star Rodrygo directly, without going through an agency.

Herzer shared an interesting experiment at the conference. She asked four creators on the panel, "How often do you directly communicate with the brands you collaborate with?" Surprisingly, all four answered "never."

"This is something we must improve," Herzer pointed out. "If creators can't communicate directly with brands, it's not a true partnership. We're working to change this situation."

However, given Coca-Cola's scale of operating over 300 brands worldwide, a complete transition to direct management isn't easy. Herzer added, "It's not realistic to handle everything without agency partners, but we need to directly manage key relationships and strategic partnerships."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구조 한계

유튜브 구독자 2,500만 명을 보유한 유명 크리에이터 다르 만(Dhar Mann)은 현재 크리에이터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본이 있는 영감 메시지 동영상으로 유명한 그는 "내 수익의 98%가 여전히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광고 수익"이라며 "브랜드와의 직접 거래는 2%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만은 이런 불균형의 원인으로 에이전시의 위험 회피 성향을 꼽았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대부분 에이전시에 아웃소싱되고, 에이전시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회피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리고 에이전시가 인플루언서와 협력하기로 결정하더라도 대부분 일회성 거래에 그친다."

그는 스포츠 마케팅과 비교하며 현 시스템의 모순을 지적했다. "나이키가 르브론 제임스에게 '우리 신발을 한 번 신는 대가로 10만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말한다고 상상할 수 있는가? 그것은 유기적 도달이나 진정성이 발생하는 방식이 아니다. 업계 내에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Structural Limitations in Creator Revenue

Dhar Mann, a famous creator with 25 million YouTube subscribers, highlighted structural problems in the current creator economy. Known for his scripted inspirational video content, he revealed, "98% of my revenue still comes from platform-provided ad revenue. Direct brand deals account for only 2%."

Mann attributed this imbalance to agencies' risk-averse nature. "Influencer marketing is mostly outsourced to agencies, and agencies are inherently risk-averse," he explained. "And even when agencies decide to work with influencers, most deals are one-off transactions."

He pointed out the contradiction in the current system by comparing it to sports marketing. "Can you imagine Nike telling LeBron James, 'We'll pay you $100,000 to wear our shoes once'? That's not how organic reach or authenticity works. We need fundamental and systematic change within the industry."

장기 파트너십 모델의 부상

트릭샷과 스턴트 비디오로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듀드 퍼펙트(Dude Perfect)'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앤드루 야페(Andrew Yaffe) 듀드 퍼펙트 CEO는 "브랜드 파트너십이 우리 전체 수익의 약 5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야페 CEO는 "우리는 일회성 거래보다 브랜드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반복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런 접근법이 양측 모두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농기계 기업 존 디어(John Deere)도 비슷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젠 하트만(Jen Hartmann) 글로벌 기업평판·브랜드마케팅 이사는 "우리는 소수의 크리에이터와만 협력하되, 가장 효과적인 크리에이터들과는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존 디어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49ers의 쿼터백 브록 퍼디(Brock Purdy)와 3년 장기 계약을 갱신했다. 퍼디는 존 디어의 TV 광고에 출연하며 브랜드 앰배서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존 디어는 작년에 스카우트한 크리에이터 렉스 커티스(Rex Curtiss)를 회사 최초의 '최고 트랙터 책임자(Chief Tractor Officer)'로 임명하고 틱톡에서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하게 했다. 하트만 이사는 "렉스와의 협업을 지속하면서도 틱톡 콘텐츠를 다각화하기 위해 복수의 크리에이터를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he Rise of Long-term Partnership Models

Dude Perfect, globally popular for their trick shots and stunt videos, has taken a different approach. Andrew Yaffe, CEO of Dude Perfect, revealed, "Brand partnerships account for about 50% of our total revenue."

"We prefer building long-term relationships with brands and collaborating repeatedly rather than one-off deals," Yaffe emphasized. "This approach creates greater value for both sides."

Agricultural machinery company John Deere is pursuing a similar strategy. Jen Hartmann, Director of Global Corporate Reputation and Brand Marketing, explained, "We've chosen to work with only a select few creators while strengthening relationships with the most effective ones."

John Deere recently renewed a three-year contract with San Francisco 49ers quarterback Brock Purdy, who appears in the company's TV commercials as a brand ambassador.

Additionally, John Deere appointed Rex Curtiss, a creator scouted last year, as the company's first Chief Tractor Officer, making him the brand's face on TikTok. Hartmann stated, "While continuing our collaboration with Rex, we plan to recruit additional creators to diversify our TikTok content."

플랫폼들의 크리에이터 투자 급증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급성장은 플랫폼들의 투자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스냅챗의 에반 스피겔(Evan Spiegel) CEO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작년 한 해 동안 크리에이터와 미디어 파트너에게 5억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고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크리스 베스트(Chris Best) 서브스택 CEO 겸 공동창업자는 "현재 플랫폼에서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5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서브스택의 전체 유료 구독자 수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Surge in Platform Investments in Creators

The explosive growth of the creator economy is evident in platforms' investment scales. Snapchat CEO Evan Spiegel disclosed for the first time at the conference, "We paid over $500 million to creators and media partners last year alone."

Newsletter platform Substack's growth is also notable. Chris Best, Substack's CEO and co-founder, revealed, "We now have over 50 creators earning more than $1 million annually on our platform." Substack's total paid subscriber count has surpassed 5 million.

테크 혁신과 새로운 서비스

빅테크 플랫폼들은 크리에이터와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기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틱톡은 이번 주 'AI 기반 스마트 키워드 필터'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더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는 특정 키워드만 필터링할 수 있었지만, 새 기능은 유의어와 관련 표현까지 자동으로 인식해 차단한다.

AI 비디오 스타트업 런웨이(Runway)는 AMC 네트웍스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런웨이는 '매드맨', '워킹데드', '브레이킹 배드' 등 AMC의 인기 TV 프로그램을 활용해 마케팅 이미지와 동영상을 생성하고 새로운 쇼를 시각화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어도비(Adobe)는 안드로이드 기기용 포토샵 앱 베타 버전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했다. 2월에 iOS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도 모바일에서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앱은 데스크톱 버전의 많은 편집 기능을 제공하며, 생성형 AI 도구도 포함하고 있다.

Technological Innovation and New Services

Platforms are also expanding technology investments to improve creator and user experiences. TikTok introduced an "AI-powered smart keyword filter" feature this week. This feature uses artificial intelligence to more effectively block unwanted content. While previous filters only blocked specific keywords, the new feature automatically recognizes and blocks synonyms and related expressions.

AI video startup Runway signed a content licensing agreement with AMC Networks. Under this agreement, Runway will use popular AMC TV programs like "Mad Men," "The Walking Dead," and "Breaking Bad" to generate marketing images and videos and visualize new shows.

Adobe launched a beta version of its Photoshop app for Android devices on the Google Play Store. Following the iOS version release in February, Android users can now use Photoshop on mobile. The app provides many desktop editing features and includes generative AI tools.

크리에이터 전문 서비스 등장

크리에이터 경제의 성장과 함께 이들을 위한 전문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이번 주 출범한 '에센트엘(EssentL)'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건강보험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크리에이터와 그들의 팀에게 기업 수준의 복지 혜택을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에센트엘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건강보험, 치과보험, 안과보험뿐 아니라 급여 관리, 세금 신고 지원 등의 도구도 포함된다. 전통적인 고용 형태에 속하지 않는 크리에이터들이 안정적인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Emergence of Creator-Specific Services

Professional services for creators are emerging alongside the growth of the creator economy. EssentL, launched this week, is a health insurance startup for creators. The company stated it provides enterprise-level benefits to creators and their teams at more affordable prices.

EssentL's services include not only health, dental, and vision insurance but also payroll management and tax filing support tools. The goal is to provide stable benefits to creators who don't fit traditional employment models.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

디인포메이션 컨퍼런스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간 관계의 질적 전환이다. 단순한 광고 게재를 넘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에이전시의 역할은 축소되고 있다.

브레이시 유니레버 CMO는 "미래의 크리에이터 마케팅은 진정성과 장기적 관계에 기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가 크리에이터를 단순한 광고 채널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크리에이터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브랜드와의 직접적인 소통은 크리에이터들이 더 질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모든 브랜드가 크리에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헤르저 코카콜라 이사는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마케팅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브랜드, 크리에이터, 플랫폼 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he Future of the Creator Economy

The most significant change emerging from this conference is the qualitative transformation in brand-creator relationships. Moving beyond simple ad placements to develop long-term, strategic partnerships, with agencies' roles diminishing in the process.

Unilever CMO Bracey emphasized, "Future creator marketing must be based on authenticity and long-term relationships. For this, brands must recognize creators as genuine partners, not just advertising channels."

Industry experts predict these changes will positively impact the entire creator economy. Stable revenue structures and direct communication with brands are expected to create an environment where creators can produce higher-quality content.

However, it will take time for all brands to develop the capability to directly manage creators. Coca-Cola's Herzer noted, "Change will happen gradually. What's important is to clarify the direction and move forward steadily."

The creator economy has now established itself as a core pillar of the marketing industry, beyond just a trend. Industry attention is focused on what results the new relationship dynamics between brands, creators, and platforms will b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