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통 방송사의 운명을 가른 네 글자, FAST(FAST, the four letters that sealed the fate of TV networks)
최근 지상파 방송 등 전통 TV방송사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이들의 광고 매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레거시TV 광고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스트리밍 광고 매출의 성장세가 과연 이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2024년 4분기(일부 기업은 2025년 초 보고 기준) 실적 발표에서 확인된 데이터들을 중심으로 각 TV네트워크의 광고 비즈니스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레거시 TV 간에도 많은 차이가 났다. 특히 폭스(FOX)는 지상파 방송의 고난 속에도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폭스의 불황 속 성공은 바로 FAST(Free Ad Supported Streaming TV)에 있었다.
As traditional TV broadcasters, including terrestrial broadcasters, shift their focus to streaming services, we're seeing a shift in their ad revenue. While legacy TV ad revenue is declining across the board, the jury is still out on whether streaming ad revenue growth will be enough to offset it.
We analyzed how each TV network's ad business is changing, focusing on data from Q4 2024 earnings calls (with some companies reporting in early 2025). The results show a lot of variation, even among legacy TV. FOX, in particular, has seen robust growth amidst the struggles of terrestrial broadcasting. FOX's success in the recession has been in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FAST).
1. 전통 TV 광고 매출 '폭스는 이겼고 워너는 졌다'
미국 주요 TV 네트워크의 전통 TV 광고 매출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디즈니는 전체 광고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제외).
- AMC Networks(U.S.): -12%
- Fox: +21%
Traditional TV ad revenue: 'Fox won, Warner lost'
Here's how the major U.S. TV networks fared in terms of traditional TV ad revenue growth (year-over-year) (Disney is excluded because it doesn't disclose total ad revenue separately)
- AMC Networks (U.S.): -12%.
- Fox: +21%.
- NBCUniversal: 변화 없음(Flat)
- Paramount: -1%
- TelevisaUnivision(U.S.): +2%
- Warner Bros. Discovery(WBD): -12%
Fox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인(+21%)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정치 광고 수익 증가
2024년 미국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케이블 뉴스 시청률 상승 및 정치 광고가 몰렸고, 이는 폭스 뉴스(Fox News)를 보유한 Fox의 전통 TV 광고 매출을 견인했다.
라이브 스포츠 콘텐츠
메이저리그(MLB) 플레이오프 및 월드 시리즈 중계로 인한 스포츠 광고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실시간 스포츠는 전통 TV 광고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으며, Fox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FAST채널 투비(Tubi)도 슈퍼볼을 중계하면서 많은 광고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AMC Networks(-12%)나 Warner Bros. Discovery(-12%) 등은 고정 시청자 감소와 광고주들의 지출 축소 등으로 인해 전통 TV 광고 매출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NBCUniversal은 큰 변동 없이 ‘보합(Flat)’을 기록했으며, Paramount(-1%)와 TelevisaUnivision(+2%)은 소폭 하락 및 소폭 상승을 보였다.
2. 스트리밍 광고 매출: 성장세는 있지만 여전히 ‘보조 축’
2.1 스트리밍 광고 매출의 증가
TV방송사들이 스트리밍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 광고 기반 스트리밍(AVOD: Advertising Video on Demand) 또는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모델은 새로운 수익을 만들고 있다. 각 사의 스트리밍 광고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폭스(Fox)
자사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투비(Tubi)의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 정치 광고를 제외한 순수 브랜드 광고만으로도 증가세가 견고했다고 한다. 이는 투비가 지상파 방송사의 궤적과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는데 있다.
라클란 머독(Lachlan Murdoch) Fox CEO에 따르면, "투비(Tubi)는 연간 광고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며 Fox 전체 광고 성장의 주요 동력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파라마운트(Paramount)
스트리밍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다만 전통 TV 광고 매출이 4% 감소하여, 스트리밍 매출 증가로 이를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했다.
Warner Bros. Discovery(WBD)
스트리밍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하지만 전통 TV 광고 매출은 17% 줄어, 감소폭을 메우기엔 아직 부족하다.
NBCUniversal(Peacock 포함)
모기업 Comcast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전체 광고 매출이 0.4%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사실상 “피콕(Peacock) 스트리밍 광고 수익 증가가 전통 네트워크 광고의 하락분을 상쇄한 결과”라고 해석될 수 있다.
2.2 TV vs 스트리밍 광고 매출 '1대 0.2'
중요한 것은 스트리밍 광고 매출의 절대적 규모다. 파라마운트(Paramount)를 예로 들면, 전통 TV 광고 매출을 100이라 할 때, 스트리밍 광고 매출은 약 26 수준이다(= 26%). WBD의 경우 스트리밍 광고 매출은 전통 TV 광고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즉, 스트리밍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 TV 매출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은 아직 커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3. 디즈니(Disney)
디즈니는 전체 광고 매출을 명시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분기 보고에서 스트리밍 광고 매출 관련 몇 가지 수치를 제시했다. 디즈니+ 핫스타(Hotstar)를 제외했을 때, 디즈니의 스트리밍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다만 성장 원인으로는 광고 단가 상승보다는 광고 노출(광고 임프레션) 수 증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고, 광고 단가는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4. 성장하는 스트리밍, 그러나 전통 TV 손실을 모두 메우기엔 부족
각 TV 네트워크는 스트리밍을 통한 광고 매출을 확장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전통 TV 광고 매출 감소분을 완전히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몇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 시청 습관 변화의 속도
전통 TV 시청자는 줄어들고 있으나, 스트리밍 플랫폼 시청자가 그만큼 빠르게 증가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 광고주들의 지출 재배분
광고주들은 여전히 전통 TV가 제공하는 ‘라이브 이벤트·스포츠·정치 광고’ 효과를 중시한다. 스트리밍으로 일부 예산이 이동하고 있으나, 경기 침체와 예산 축소 등으로 전체 광고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 플랫폼 경쟁 심화
방송사들이 독자적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는 동시에, 무료 광고 모델(FAST) 혹은 유료 구독 모델(SVOD) 등을 혼합하면서 경쟁도 격화됐다. 아직 표준화된 시청률·광고 측정 지표가 확고하지 않아, 일부 광고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 절대 매출 격차
스트리밍 광고 매출이 전통 TV 대비 성장률은 높지만, 기본 규모(base)가 작기 때문에 절대 금액 측면에서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5. 향후 전망과 과제 '라이브, 합종연횡, 통합 패키지'
라이브 콘텐츠의 지속적 중요성
Fox 사례에서 보듯이 스포츠·정치 등 실시간 이벤트는 전통 TV 광고 비즈니스의 핵심 지탱 요인이다. 앞으로도 대형 스포츠 리그 중계권을 확보한 네트워크는 광고 매출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스트리밍 플랫폼 간 합종연횡
광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지면서, 일부 스트리밍 플랫폼은 콘텐츠 제휴나 공동 광고 판매 플랫폼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공동으로 광고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 묶음(Bundling)을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려 할 수 있다.
광고주 대상 ‘통합 패키지’ 제안(미디어 믹스)
많은 방송사가 전통 TV와 스트리밍 양쪽 채널을 모두 가진 만큼, 향후 광고주에게 통합된 광고 패키지를 제공하는 시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자 접점을 통합적으로 분석·운영해 “TV+스트리밍” 형태의 캠페인을 제안함으로써, 광고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기술 고도화와 광고 지표 표준화
스트리밍 광고는 정교한 타게팅(Targeting)과 성과 측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통 TV 대비 표준화된 지표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크다. 관련 업계와 광고주들이 합의할 수 있는 측정·검증 체계가 자리 잡혀야, 광고주가 더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
6.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출신 크리에이터 듀오 렛&링크(Rhett & Link)의 링크 닐(Link Neal)은 “우리는 어디를 가든 우리 자신과 업계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에게 지금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계속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콘텐츠 제작자나 방송사 모두 새로운 환경(스트리밍,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터 에코시스템 등)에 적응하고 자체 가치를 증명해야 함을 시사한다.
7. 결론 '중요해지는 멀티 채널 전략'
스트리밍 광고 매출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 TV 광고 매출에 비해 규모가 작아 전체 손실을 만회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Fox 사례에서 보듯 ‘라이브 스포츠’나 ‘정치 이벤트’ 등 특정 콘텐츠가 전통 TV 광고 비즈니스를 강력히 지탱하는 동시에, 스트리밍 플랫폼(Tubi)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투트랙’ 양상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향후에도 전통 TV 광고 시장은 경기와 시청 패턴의 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려는 방송사들의 전략적 선택(광고 기반 스트리밍, 구독 모델, 라이브 이벤트 중계 확보 등)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TV방송사들은 “전통 TV와 스트리밍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하여 시청자와 광고주 양측을 만족시킬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라이브 스포츠와 정치 이벤트 같은 ‘이벤트성 콘텐츠’는 여전히 전통 방송의 강점으로 남아 있겠지만, 스트리밍 시장의 거센 성장세와 함께 광고 시장 역시 점진적으로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디지데이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와 시점을 고려하여 적합한 플랫폼을 선택하기 위한 ‘멀티채널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