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 흔들리나”…FCC 고메즈 위원, 트럼프 정부의 미디어 압박 우려 제기(“Is press freedom at risk?”… FCC Commissioner Gomez raises concerns about Trump administration’s pressure on the media)

“언론 자유 흔들리나”…FCC 고메즈 위원, 트럼프 정부의 미디어 압박 우려 제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다시 차지한 이후, 미국 언론 환경에는 한층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취임 직후 그가 내렸다는 언론사 기자 추방 조치,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 지원 삭감 행정명령, 주요 네트워크 방송을 겨냥한 ‘왜곡 보도’ 소송 등은 이미 여러 매체와 저널리스트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FCC(연방통신위원회) 수장 브렌던 카 위원장은, ABC·NBC·CBS가 편향 보도를 했다는 민원을 재조사하겠다고 선언하며 방통위가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나 M. 고메즈(Anna Gomez)  FCC상임위원(Commissioner)은, FCC의 설립 취지인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2023년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FCC에 합류했으며, 현재 트럼프 집권기 FCC 내부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인사다.

5월 28일(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스테이트 LA에서 열린 공개 포럼에서 고메즈 위원는 “연방통신위원회는 1930년대 의회가 대통령에게 종속되지 말라고 만든 독립기관”이라며, “최근 언론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은 언론 자유를 억누르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반을 약화시킨다”고 호소했다.

그의 목소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FCC가 공중파·라디오 등 주파수 공공재를 사용하는 방송사에 대한 허가권과 규제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스카이댄스 미디어’의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 심사 과정은, 대통령이 CBS(파라마운트 산하 방송사)를 상대로 20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FCC의 심의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편집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 관련 고위 간부들이 물러난 일 역시, 업계 일각에서는 ‘정치적 보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영 라디오방송 LAist 등 일부 언론사는 정부 보조금이 끊길 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함 많은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PBS, NPR 등 공영 미디어 지원을 대폭 삭감하려고 해서다. 백악관은 이를 ‘표현의 자유 보호’와 ‘재정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지만,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사실상 ‘우리를 비판하면 예산 줄이겠다’는 경고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음모론이나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언론 본연의 책임이 무거워지는 시점에, 핵심 미디어 규제기관인 FCC조차 정치 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고메즈 커미셔너는 “이제는 방관할 수 없는 단계”라며, “언론 자유는 단순히 한두 방송사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 미국 민주주의의 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Trump Administration's Media Pressure Sparks Warning from FCC Commissioner on 'Chilling Effect' on Free Speech

Since Trump reclaimed the White House, tensions have escalated dramatically in the American media landscape. His immediate actions upon taking office—expelling news agency reporters from the White House, signing an executive order to cut government funding for public broadcasting, and filing 'distorted reporting' lawsuits against major networks—have already dealt significant blows to numerous media outlets and journalists. FCC Chairman Brendan Carr, appointed by Trump, has raised concerns about the commission becoming a tool for political pressure by declaring investigations into bias complaints against ABC, NBC, and CBS.

FCC's Independence Under Threat

In this climate, FCC Commissioner Anna M. Gomez has warned that the founding principle of the FCC—independence from government—is being seriously undermined. Nominated by former President Biden in 2023, she is virtually the sole dissenting voice within the Trump-era FCC.

At a public forum held on May 28 at Cal State LA in Los Angeles, Commissioner Gomez emphasized, "The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was created by Congress in the 1930s as an independent body, not to be subordinate to the president." She added, "Recent direct pressure on media companies suppresses press freedom and ultimately weakens the foundation of democracy."

Her voice carries particular weight because the FCC holds licensing and regulatory authority over broadcasters using public airwaves. The review process for Skydance Media's acquisition of Paramount Global has been delayed due to the president's $20 billion lawsuit against CBS (a Paramount subsidiary).

■ 공영방송 지원 중단…LAist 등 타격 불가피

고메즈 커미셔너가 언급한 대표적 사례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기반을 둔 공영 라디오방송 ‘LAist’다. 정부 보조금이 사라질 경우 연간 예산의 4%가량(약 170만 달러)을 한꺼번에 잃게 되는데, 이는 지역 밀착형 보도나 공익 프로그램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LAist 모회사인 ‘Southern California Public Radio’의 알레한드라 산타마리아 CEO는 “이러한 예산 삭감은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 채용부터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까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결국 정보 취약계층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호소했다.

■ ‘60분’ 편집 소송부터 200억 달러 배상청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