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ll of a 40-year cable empire and the dawn of the fast, ad-supported streaming era (40년 케이블 제국의 몰락, 그리고 FAST·광고 스트리밍 시대의 본격화)

40년 케이블 제국의 몰락, 그리고 FAST·광고 스트리밍 시대의 본격화

  • 스트리밍 쓰나미에 휩쓸린 MTV·CNN·니켈로디언... 게임·베팅·장난감회사가 '헐값 인수' 타진"
  • "넷플릭스 광고형 신규가입 40% 돌파, 광고주들 '케이블→스트리밍' 대이동 가속화"
  • "2025 업프런트 쇼크... 미국 미디어 생태계 대지진이 한국에 주는 경고"

The cable TV empire is dead. Long live the streaming kingdom.

40년 역사를 자랑하던 미국의 케이블 미디어 제국이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무너지고 있다. 한때 코카콜라, 나이키와 함께 글로벌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MTV는 이제 14년째 방송 중인 코미디 클립쇼 '리디큘러스니스(Ridiculousness)'를 하루 종일 반복 편성하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처지가 됐다. 실제로 미국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17년 9,630만 명에서 2024년 6,870만 명으로 절벽 아래로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몰락의 현장에 예상치 못했던 구원자들이 나타났다.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NBC유니버설 등 미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거인들이 연이어 케이블 채널을 매물로 내놓자, 이를 헐값에 인수하려는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프로레슬링 WWE와 종합격투기 UFC의 모기업이자 게임·스포츠 미디어 기업인 TKO가 가장 먼저 참전했고, 뒤이어 스포츠베팅 업계의 강자 드래프트킹스와 판듀얼이 뛰어들었다. 더 놀라운 것은 장난감 제조사 해즈브로와 마텔까지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 전직 케이블TV 경영진은 "해즈브로라면 어린이 콘텐츠로 유명한 니켈로디언 인수를 위해 당장 전화기를 들 것"이라고 농담했지만, 그 농담이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은 바로 스트리밍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의 40% 이상이 광고 지원 요금제를 선택하며 광고형 스트리밍(AVOD)이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다. 디즈니+는 광고형 구독자가 1년 만에 65%나 급증하며 회사의 매출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광고 지원 서비스 이용자의 월간 도달률이 무려 3억 명을 돌파하며 광고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주목해야 할 대세가 FAST(무료 광고 지원 스트리밍 TV)의 급부상이다. 로쿠, 플루토TV, 투비(Tubi) 같은 FAST 플랫폼은 이용자들에게 구독료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존 케이블 채널들이 이 FAST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CNN과 HBO의 콘텐츠를 활용한 FAST 채널을 구축하며 스트리밍 시대의 생존전략을 찾고 있고, NBC유니버설 역시 케이블 브랜드 분사 후 FAST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광고 수익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의 광고 가치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2025년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 광고 단가는 30초에 무려 8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라이브 콘텐츠의 프리미엄 광고 가치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광고주들은 전통적인 케이블TV에서 광고 지원 스트리밍과 FAST 채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최근 열린 2025년 업프런트 행사에서도 두드러졌다. 업프런트에서 확인된 것은 전통 케이블의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든 대신 스트리밍과 FAST 플랫폼이 그 빈자리를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케이블 미디어의 몰락과 스트리밍 시대의 전성기, 그리고 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업들의 '헐값 인수전'까지, 40년 동안 세계 대중문화를 이끌었던 미국 미디어 생태계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는 역사적 전환점을 우리는 지금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파장은 단순히 미국에 그치지 않고 이미 한국의 미디어 시장과 기업들에게까지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한국의 미디어 업계 역시 이 글로벌 지각변동을 예의주시하며, 변화에 맞설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결정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The Death of a 40-Year Empire: How Cable TV's Collapse Signals the Dawn of FAST and Ad-Supported Streaming

MTV, CNN, and Nickelodeon face extinction as gaming companies, toy manufacturers, and betting firms circle for bargain acquisitions

The 40-year reign of American cable television is crumbling in real-time, marking one of the most dramatic industry transformations in modern media history. MTV, once a global cultural icon alongside Coca-Cola and Nike, now survives by endlessly repeating a 14-year-old comedy clip show called "Ridiculousness." This symbolic decline reflects a broader catastrophe: US cable TV subscribers have plummeted from 96.3 million in 2017 to just 68.7 million in 2024—a devastating 29% drop in seven years.

As traditional media giants like Paramount, Warner Bros. Discovery, and NBCUniversal frantically offload their cable properties, an unlikely cast of buyers has emerged from the shadows. Gaming and sports media conglomerate TKO (parent company of WWE and UFC) leads the charge, followed by sports betting powerhouses DraftKings and FanDuel. Most surprisingly, toy manufacturers Hasbro and Mattel are now being mentioned as potential acquirers. As one former cable TV executive joked, "If I were Hasbro, I'd be on the phone about Nickelodeon right now"—and that joke is rapidly becoming reality.

스트리밍이 바꾼 미디어 지형과 광고 시장의 급변

2025년 5월 개최된 TV 업프론트(Upfronts)는 미디어 업계의 근본적 변화를 여실히 보여줬다. NBC유니버설, 폭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등 주요 플랫폼들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광고 지출의 역학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청 습관의 변화, 신기술의 급속한 혁신, 광고 지원 스트리밍 모델의 부상이 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광고주들이 전통적인 케이블TV에서 급격히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예산 재배치를 넘어서 광고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의미한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더 정확한 타겟팅, 실시간 데이터 분석, 인터랙티브 광고 기능 등 전통 TV가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파크스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에 따르면, 스트리밍 시장은 수년간 정체 상태를 유지해왔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률은 미국 가구의 89%에서 정체됐고, 각 스트리밍 가구는 평균 5.7개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 생활비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유료TV 같은 고가 서비스를 해지하고 여러 SVOD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더 저렴한 광고 지원 요금제로 이동하고 있다. FAST (Free Ad Supported Streaming TV,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와 AVOD(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이용률은 전년 대비 6포인트 증가해 2025년 1분기 미국 가구의 47%에 달했다.

40년 문화 아이콘 MTV의 몰락

1985년 7월 13일, 전 세계의 이목은 MTV가 생중계한 역사적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에 집중됐다. 당시 MTV는 대중음악과 젊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 MTV는 더 이상 뮤직비디오를 방송하지 않는다. 대신 프로그램 편성표의 대부분을 무려 14년 전 처음 방송된 코미디 클립쇼 '리디큘러스니스(Ridiculousness)'의 끝없는 재방송으로 채우고 있다.

케이블에서 스트리밍으로, 시청자들의 이동